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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7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 증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과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급락 마감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접는 한편, 반도체 업종의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전반적인 매도세로 이어졌습니다.
연준 파월 의장, “연준 풋은 없다”…금리 인하 기대 일축
이날 미국 시카고 이코노믹 클럽에서 열린 행사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관세 분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특히, 시장에서 기대하던 '연준 풋(Fed put)'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시장 심리를 위축시켰습니다.
연준 풋이란 금융시장이 급락할 경우 연준이 정책 완화로 시장을 방어해주는 기대감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영향에 대해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며, 정책 결정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이중 목표가 때로는 충돌할 수 있다”며, 두 목표 간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고용보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더 방점을 둘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됐습니다.
연은 인사들도 동조…“금리 동결이 바람직”
같은 날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의 베스 해맥 총재도 "관세의 경제적 영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연준 내부적으로도 '인플레이션 우선 대응' 기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주요 지수 일제 하락…반도체주 폭락 주도
이날 뉴욕증시는 크게 하락했습니다.
- S&P 500 지수는 2.2% 하락
- 나스닥 100 지수는 3.0% 하락
특히 반도체 업종이 하락장을 이끌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중국 수출 제한 조치가 직접적인 원인이었습니다.
엔비디아, H20 칩 수출 제한 직격탄
미국 상무부는 엔비디아(Nvidia)에 대해, 자사의 H20 인공지능(AI) 칩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무기한 라이선스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약 55억 달러의 충당금 손실을 반영할 예정이며, 주가는 6.9% 급락했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인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에 대한 단속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으며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AMD·ASML 등 반도체 관련주 전반 약세
엔비디아 외에도 AMD 역시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고, ASML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 불안을 키웠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며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반전된 지표…3월 소매 판매는 깜짝 상승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1.4% 증가하며 2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 다양한 품목에서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문가들은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전 가격 인상을 예상한 소비자들의 ‘선구매 효과’**가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소매 판매 증가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소비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명분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 “투자심리 회복 쉽지 않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장이 단기 조정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은 “파월 의장이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던 ‘경기 둔화 속 고물가’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에버코어의 줄리언 이매뉴얼은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지속될 수 있으며, 연준 풋 기대마저 사라진 점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고 분석했습니다.
- EP웰스의 애덤 필립스는 “연준이 고용보다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상반된 메시지라고 평가했습니다.
- FBB 캐피털의 마이클 베일리는 “관세에 이어 연준까지 투자자들을 외면하면서, 올해는 사실상 ‘희망 고문’의 연속”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웰스파고의 사미어 사마나는 “연준과 트럼프 모두 시장의 하방을 막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실망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결론: 연준과 정치 리스크, 투자자 불안감 키워
금일 증시 하락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닌, 연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신뢰 약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린 복합적 충격으로 해석됩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이 시장을 무조건적으로 떠받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반도체 제재는 기술주 전반의 성장성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증시는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 리스크, 기업 실적 등 여러 요인이 교차하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자들은 거시경제 흐름과 중앙은행 발언, 지정학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